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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캠핑

2005년 8월 마지막주 울진 구수곡자연휴양림

by 바람말 2007. 12. 31.

직업이 IT쪽 시스템 엔지니어라(전문용어로는 앵벌이라고 합니다.ㅋㅋㅋ) 남들 다 가는 휴가 기간에도 야근을 반복하면서 심신이 지쳐가고 있는데... 어느날 아내가 전화를 했습니다.
"은정이(우리 공주님) 방학도 끝나가는데... 휴가 안가냐?"
"계속 일정들이 잡혀있어서... 좀 힘들 것 같은데..."
"안돼... 휴가 받아와 알았지? 안 받아오면 죽어...!" 하고 전화를 끊네요.

일단 휴가를 받아야 하는데... 당장 오라고 난리치는 거래처 전화를 받고는
"나 휴가 가야하니까... 부르지 마쇼... 배째쇼....."하고 일정들을 모두 그 다음주로 미뤘습니다.(이러다 짤리는 거 아닌가?...)
그렇게 25,26(목,금) 휴가를 받고 24일날은 점심 먹고 바로 집으로 튀었습니다.
밑에 직원한테는
"만약 이사님이 날 찾으면..........
............... 그냥 튀었다고 그래..."(간이 배밖으로 나왔네...)

늘 울진에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황털보님 탐방기를 보고... '그래 여기야 여기를 가야되'라고 맘 먹었기에 텐트 챙겨들고 24일 오후에 울진으로 출발했습니다. 가는 길에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영주에 도착하니 벌써 어두워져서... 타프도 없이 야밤에 텐트치는 게 영 자신이 없어지네요. 그래서 가면서 통고산휴양림에 전화를 해서 빈방있냐고 물으니... 마침 있다고 하네요. 한달전에 신청해서 그것도 추첨으로 예약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는 휴양림 숲속의 집에서 첫날밤을 잤습니다.

통고산 휴양림에서
아침에 통고산 휴양림 산책하면서 찍었습니다. 여기는 강원도 산림과는 느낌이 또 틀리더군요. 원시림이 이런 거구나... 하는 느낌...




불영계곡입니다.
통고산 휴양림을 나와서... 구수곡 가는 길이 불영계곡을 따라가는 길이라 불영계곡 구경을 했습니다.
아! 황털보님 말씀대로 한국의 그랜드캐년이네요.



길따라 이어지는 계곡이 정말 환상 그 자체였는데... 차를 대고 구경할 곳이 마땅치 않아... 드라이브하면서 구경하느라 사진은 많이 찍지 못했습니다.



민물고기 전시관..
불영계곡을 지나면 울진 가기 전에 민물고기 전시관이 있었는데... 여기도 아이들이 좋아하더군요. 1미터가 넘는 초어도 양식을 하고 있고.. 무지개송어에다... 철갑상어까지... 물고기 먹이를 주면서 좋아하는 우리 얘들입니다. 월척이 넘는 붕어들 보이시나요?




울진 엑스포 공원 앞 해변에서 한 컷...
파도가 4~5미터 정도되는 넘들이 밀려오는데... 장관이었습니다. 여기 구경하고 한 10분정도 거리에 있는 성류굴을 구경하였습니다. 마치 미로여행을 하는 듯한 경험 참 이채롭더군요. 사진촬영 금지 구역이라... 사진이 없네요.




구수곡휴양림 야영장1
구수곡 야영장 전경입니다. 다음날 모습입니다. 시설은 완벽하더군요.. 차도 야영장 바로 옆까지 와서 짐을 내릴 수 있고요. 헌데 우리는 제일 안쪽자리가 너무 맘에 들어서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한 40~50미터 정도 짐을 날랐습니다. ... 애고 그것도 차를 좀 먼데다가 대놔서... 게거품(?) 물었습니다.(머리가 나쁘면 수족이 고생이지...), 참! 장비가 많아서 게거품 문 것은 아닙니다.ㅋㅋㅋ




구수곡 야영장 우리집 1
데크가 넓어서.... 캐빈텐트를 치고도 앞 공간이 저만큼 남네요... 돗자리깔고 그냥 거기서 밥먹고.. 자고... 뒹굴뒹굴.... 다른 휴양림 데크도 여기처럼 넉넉했으면 좋겠습니다. 간밤에 비가 내려서 비닐타프(?)를 쳤습니다. 좀 어수선하지요?






우리집에서 본 계곡
야영데크 바로 앞이 물놀이장이라서... 데크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배가 부르다는.....^^; 옆에 보이는 대나무 폴대(?)는 휴양림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한 대여섯개 정도의 대나무가 뒹굴러다니대요. ㅋㅋㅋ




야영장 바로 앞 물놀이장 전경
야영장 앞에서 본 물놀이장입니다. 전날은 비가 와서 낙엽이 쌓이는 것 때문에 물을 모두 빼놓았는데... 우리가 보트를 띄우자 바로 휴양림 직원들이 보 수문을 막아 물놀이할 수 있게 물을 채워주었습니다. 여기 직원들 너무 친철하고 관리를 잘하시더군요... 전날 밤에는 비도 오고 좀 피곤해서 우리가 일찍 자려고 하는 것 같으니까... 야영장 가로등불 꺼드릴까요 하고 물어보더군요. 물놀이장은 깊이도 어른 허리 정도까지 되어 아이 어른 모두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넓이도 장난 아니고....




물놀이장 전투
25일 금요일은 전날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맨날 붙어있으면 싸우던 넘들이 여기 오니까...

역시 사이좋게 물싸움을 하네요....^^;





물놀이장에서 본 우리집
뭐 그림이 따로 없네요... 여기가 무릉도원이지...




계곡 트래킹
애들 고무보트에 태우고 계곡따라 거슬러올라가며 트랙킹을 했습니다. 멀리가지는 못했지만... 재미있네요.




만세! 폭포 찾았다.
조그맣지만 멋진 폭포를 찾아내고는 마치 아메리카 대륙이나 발견한양 환호하는 우리 얘들입니다.




급류 래프팅1
계곡 트래킹 마치고 내려오다가 래프팅이 별거냐... 이런게 래프팅이지 하고 급류타고 내려오다가 모퉁이에 걸려서 파닥거리고 있는 모습입니다....ㅋㅋㅋ 우리집 식구들, '뭐해... 폼나게 내려간다면서리...'




급류 래프팅2(?)
제 어부인께서 친히 아이들 래프팅 길잡이를 해주셨습니다. ^^;




100마력짜리 인력모터(?)보트
빨래줄(?) 묶어 끌어주며 계곡을 역주하는 모습입니다. 속도감이 느껴지시죠? 시속 40노트정도 될 겁니다. ㅋㅋㅋ




하류 물놀이장에서
물이 무지하게 맑은데 물 색깔이 노란색이라.. 좀 이상하지요... 화장실 청소하는 아주머니한테 물어보니 산에 쌓여있는 낙엽 썩은물... 아니 낙엽 달인 물(?)이 내려와서 노랗다고 하네요.... 그만큼 여기 산들이 원시림이고 오지라는 증거....




유유자적
제 어부인께서 밥도 안하시고 물놀이장에서 나오실 생각을 안하시네요.




그림같은 드라마 세트장
먹을게 떨어져서 식량조달하러 간 죽변항에 드라마세트장이 있다길래 가보았습니다. 언덕을 넘어서는 순간, 헉! 그림 같은 풍경이..... 기대 안하고 한번 가보자 하고 갔다가 경치에 반하고 왔습니다.




구수곡 이틀간 야영을 끝내고 기념촬영
넷이 같이 찍은 사진이 요거 하나네요. 삼각대도 가져갔는데....



임원항에서 잡은 숭어
오대산으로 가는 길에 애들 포구 구경 시켜주자며 들른 임원항에서 숭어를 잡았습니다. 포구 구경하다가 물속을 보니 깊이는 10미터정도 될 것 같은데... 투명한 물속에 고기가 바글바글... 차에 싣고 다니던 루어대를 꺼내 낚시를 했습니다. 뭐 눈먼 숭어가 분명하긴 합니다. 바다낚시는 생전 처음 해본거라... 아무튼 집에와서 찜을 해먹으니 맛이 정말 기막히더군요. 우리 아들은 지금도 저녁 때마나 숭어 내놓으라고 난리라서... 차라리 나를 잡아먹어라 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오대산 소금강
오는 길에 잠깐 들렀습니다. 캠사 공동구매 신청한 타프 수령하려고요. 사실 여기 오면서 우리 아이들이 황털보 아저씨 보고 싶다고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저도 감사인사 드리고 싶었는데... 워낙 숫기가 없는 성격이라서... 다음에 꼭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타프를 장만해서 앞으로는 비오는 날에도 까딱없을 것 같아 뿌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리하며..
영주, 봉화, 통고산 휴양림, 울진, 구수곡 휴양림, 7번국도, 오대산 이렇게 경유하는 자체가 환상적인 코스이네요. 일정 때문에 왕피천 쪽으로 내려가보지 못한 게 아쉽지만... 다음에 또 와야지요... 동네 이웃 몇집들이 가을에 같이 가자고 난리입니다.(사진 보여주었더니요.)
다음날에는 휴가 후유증으로 하루종일 널부러져있긴 했습니다만... 늘 어깨를 짓눌렀던 스트레스는 한방에 가버렸습니다. 뭐 세상이 이렇게 넓고 좋은 데도 많고 평화로운데... 지지고 볶고 발악하며 사는 거 자체가 넌센스지...

그리고 울진이 강원도하고 왜 느낌이 달랐을까 하고 되새겨보았습니다.
울진에는 유명한 관광지마다 난립해있는 울긋불긋한 식당가며 러브호텔, 유흥가 뭐 이런게 없었습니다. 무분별한 개발이 자연경관을 얼마나 해치는지를 절감하게 되더군요.
우리 아이들에게 훼손시키지 않고 고스란히 물려줄 보물 목록을 또 하나 추가해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좋은 곳 안내해주신 황털보님께 우리 가족의 감사한 마음 전해드립니다.


참! 신입회원으로 인사도 같이 합니다.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