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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야기

수원 화성 순례 첫번째

by 바람말 2007. 10. 4.

정조대왕이 축성한 수원 화성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수원에서 초등학교부터 쭈욱 학교를 다녀서 수원 화성은 자주 올라다녔습니다. 그런데 사실 학교에서 소풍을 가거나 미술대회가 열렸을 때나 술 먹으러(?) 올라가본 게 다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수원 화성을 순례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요즘 "이산"이라는 정조대왕에 관한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있어서 문득아이들 데리고 화성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정말 맞춤한 기회였네요...ㅎㅎㅎ

우리 민족에게 하늘이 열린 날인 개천절....화성행궁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수원 화성 관광안내소로 향하고 있습니다.

오전 11시에 화성 길라잡이를 해주실 분을 만나야하거든요.


화성을 순례할 벗들이 팔달문 근처에 있는 관광안내소에 속속들이 집결을 하고 있습니다. 비가 올듯말듯한 날씨여서 참석한 회원들이 많지는 않네요...


보통 화성 순례는 팔달문 근처인 이곳에서 시작을 한다고 합니다.


이곳이 초입에 있는 관광안내소입니다. 여기서 안내책자를 무료로 얻을 수 있고, 미리 연락을 하면 자원봉사하시는 길라잡이님들의 안내도 받을 수 있습니다.


순례하기 전에 울 아들네미 사진 찍어봤습니다...


성곽 바깥모습입니다. 오늘은 주로 성곽 안쪽에서 순례를 하였습니다.

길라잡이를 해주신 신 선생님은 다음에는 성곽 바깥을돌아보자고 꼭 연락을 달라고 하셨습니다.


마침 학교 후배가 안내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안내소 안내직원이 쉬는 날이라 대타를 뛰러나왔다고...^^

지역 청년회 활동도 열심히하고 봉사활동도 하고 정말 열심히 사는 후배입니다.


이번에 길라잡이를 해주신 신 선생님입니다. 올해 연세가 예순 하나라고 하시는데... 무료로 화성 안내 자원봉사를 하시더군요. 굴지의 제약회사 임원까지 하셨던 분인데 사회로부터 그동안 도움 받은 게 많아서 보답코자 자원봉사를 하신다고 하네요. 정말 멋있는 분입니다. 그리고 우리들 눈을 확 띄이게 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간단하게 화성 축성 역사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에 출발...!


세계 문화유산에 화성은23번째로일치감치 등록이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성의 규모나 오래된 정도로만 따지면전세계에 내노라하는 성곽들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런데 그 많은 성곽들 중에 화성이 일찌감치 등록된 이유 중 하나는 성곽 복원에 필요한 완벽한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는 거라네요.

흔히 축성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게 진시황 시대처럼 강제노역을 연상합니다만... 정조대왕은 성과급제에 따른 임금을인부들에게 주고축성을 했다고 합니다. 성과급에 따른 임금을 주려면 당연히 장부에 기록이 되어야 하고 그 기록들은 축성한 돌 하나하나가 어느 누구가 어디에서 돌을 가져다 어디에 쌓았는가라는 식으로 세세히 기록이 되어 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지요...


길라잡이 신 선생님한테 이러한 역사들을 들으면서 올라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가이드관광(?)을 하게 되면 가이드가 뭔 말을 하건 무시하고 싸돌아댕기는 타입(^^;)인데.... 이 날은 귀와 눈을 활짝열고 열청,열강을 했습니다....


전에는 의미없이 보았던 시설물들의 그 탁월한 군사적 용도를 설명들을 때마다 200년전 당시 최첨단 군사시설인 화성에 대해 탄복을 하게 되더군요.


남치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성곽 가까이에 있는 적을 공격하기 위한 구멍인데... 정식명칭은 잘 생각이 안나네요... 불량학생이었습니다...ㅠㅠ


수원 화성 이전의 성곽들은 화포나 총포가 없었던 시기였지만 200년전인 정조대왕때는 화기가 무기로 사용되었던 시대라고 합니다. 그래서 화포와 총포를 사용할 수 있게 성곽이 설계가 되었다고 하네요.


수원 화성은 당시 북방으로부터의 침략은 평양성 등이 있어서 방비가 되었지만 남방으로부터의 외적 침략은 수도를 보호할만한 성이 없었다고 합니다. 하긴 임진왜란때는부산서 한양까지는 무주공산이었지요. 그래서 남방쪽에서 한양을 방어할 전략적 요충지로 구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초의 계획 신도시이기도 하였지요.


성곽을 따라 얼마 오르지 않았는데도 수원시내가 훤히 보입니다.


성곽을 따라가다 갑자기 오솔길로 안내를 하시더니 홍난파 기념비 바로 위에 숨어있는 저 바위를 보여주십니다....

200년전에 성곽을 쌓을 돌을 어떻게 구했는가를 보여준다고 하네요... 저렇게 홈을 낸 다음에 나무 쐐기를 박고 물을 부으면 물 먹은 쐐기가 팽창하는 힘으로 바위를 쪼갠다고 합니다. 이 근처에서 맨날 놀았는데도 저런 귀중한 흔적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울 아들은 아직은 설명이 어려운지 딴짓을 하고 있습니다...ㅎㅎㅎ

오늘 열심히 설명 듣고 좀더 크면 제가 다시 알려주어야지요...^^;


화포를 쏠 수 있게 만든 남포루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포루는 특이하게도 구운벽돌로 지어져있습니다. 이 시설물은 성곽아래부터 3층으로 되어 있는데.... 각 층에서 총포와 화포를 쏠 수 있게 되어 있답니다. 벽돌로 지은 이유는 화포에 맞았을 때 돌은 무너져내리지만 벽돌은 그 부분만 부서지고 보수도 쉬워서라고 하네요. 선조들의 지혜에 탄복할 따름입니다.


포루의 시설물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이렇게 성곽 밖으로 튀어나와있어서 멀리 있는 적, 성곽 가까이에 있는 적들을 우수한 화기로 제압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 설명을 듣고 제가 성 밖에서 공격하는 적이라 생각을 해보니... 이 근처에는 오지도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근처에 오기만 해도 벌집이 되겠지요....


왜 저렇게 힘들게 마름모모양으로 돌을 깍아서 구멍을 내었는지 설명을 해주시고 있습니다.

활이나 총을 쏠때 좌우로 자유롭게 조준을 할 수 있는 각도를 확보해준다고 하네요. 제가 총을 들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보니... 살상반경이... 엄청납니다.. 크레모아 살상반경...ㅎㅎㅎ


중요한 위치의 포루 등에는 24시간 경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병사들이 쉴 수 있게 온돌을 깔아서 난방을 하였다고 합니다.

아래 보이는 구멍은 불 때는 아궁이입니다.


큰 바위에서 돌을 어떻게 쪼개서 사용했는지를 설명 듣고 있습니다. 근처 3군데서 돌이 채취되었는데... 세군데 돌들이 색깔이나 단단함 등이 차이가 있다는 설명도 들었네요.


홍애라고 하는 아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문 바로 위에 있는 다섯개 구멍들이 보이지요? 적들이 불화살로 공격하여 문에 불이 붙었을때 저 구멍들로 물을 흘려보내 불을 끌 수 있게 하였다고 합니다.


화양루로 가는 길입니다. 화양루는 팔달산 봉우리 중 가장 높은 곳으로 전략적 요충지라 이렇게 양쪽으로 성곽을 쌓았다고 합니다.


화양루의 모습입니다. 여기를 적들에게 내어주면 여기서 화성행궁이 시야에 들어오고 화포로 바로 공격을 당할 수 있어서 중요한 군사요충지라고....


이곳 화양루에서 수원시내 전역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어느 시설 하나 허투루 지은 것이 없습니다.


마루중에 최상급이라는 우물마루...


우리 나라 전통 건축은 초석위에 기둥을 세우고 못 하나 박지 않고 대들보를 얹고 서까래를 얹어 지붕을 세우는 식이지요....

기둥하고 초석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지요. 그냥 얹혀져 있는 것인데... 지진에 흔들려도 끄떡없다고 합니다. 오히려 현대에 와서 지진에 견디는 건축물을 지을 때 상하좌우 흔들림을 허용하는 이런 방식을 많이 차용하기도 한다지요...


길라잡이 선생님이 저 널판지 모양이 어떠냐고 질문을 하셨습니다... 한참을 봐도... 그냥 널판지 대놓은 것 같은데... 자세히 보니.... 서까래들을하나하나 뽀족하게깍아서 마무리한 것입니다. 모퉁이에 있는 서까래는 그냥은 대들보에 올릴 수 없으니 저렇게 자로 잰듯 정밀하게 깍아서 대들보에 모두 올린 것이네요... 정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우리 나라의 전통목수들의 실력은 세계 최고라고 해야겠습니다.


얼마전에 취객의 방화로 불이 났었던 서장대입니다. 이곳은 수원화성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인데....

정조대왕이 이곳에서 성곽 방어훈련을 지휘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곳에 불이났을때 수원 전역에서 불이 난 것을 봤다고 하네요... 난리가 났다는...


후세에 복원을 한 부분입니다. 불과 몇십년도 안되었습니다만 불에 구운 벽돌 상태가 많이 안좋습니다. 그런데 이 후기에도 나오겠습니다만... 200년전에 만든 벽돌은 마치방금 구워낸 듯 완벽하더군요...


날씨가 많이 흐려 아쉬웠습니다만.... 담쟁이 모습은 예쁘더군요...


길라잡이 선생님한테 경청하는 제자들...ㅎㅎㅎ


길라잡이 선생님이 화성 정상부근에 있는 이 화장실에 꼭 들어가보라고 하시네요.... 들어가보니 우리집보다 더 깨끗하더군요.... 그리고 여자화장실에 들어가면 수원시내 전경이 쫙 펼쳐진다고....

여기를 관리하시는 아주머니께서 워낙 부지런하시더군요. 화장실문화의 선도시인 수원에서 제일 깨끗한 화장실입니다...^^


...




기념비에 새긴 글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한글은 월인천강지곡에서 따왔고, 한문은 정조대왕의 글씨에서 따온 거라고 합니다.


화성은 원래는 10년 계획을 잡았으나 인부들에게 성과급제를 도입하여 임금을 주고 당시 최첨단 축성기술들이 동원되어 불과 2년 8개월만에 완공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돌 하나하나, 주춧돌 하나하나가 실명제로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니부실시공이란 게 있을 수 없겠지요...




수원 화성에서 바라본 수원시내...

어릴적에 많이 올라왔습니다... 이 광경은 질리지가 않네요.... 밤에 올라 야경을 보면 더욱 멋있습니다.


암문인 비밀문을 보러 내려가고 있습니다.


밖에서 보면 문이 있는지 보이지가 않습니다.


문이 요렇게 숨겨져있지요. 착시현상을 이용한 것도 탄복할만 합니다.




정조대왕이 화성방어훈련을 총지휘했던 서장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