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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캠핑

2006년 1월 세째주 함허동천 번개

by 바람말 2007. 12. 30.

지난 주말(13~15일) 강화도에 있는 함허동천 시범야영장에 다녀왔습니다.
뭐 염장 후기는 아니고...^^;
나중에 빛바랜 사진첩 꺼내보면서 킥킥거리는 낙이 있을 것 같아서... 기록차원에서 올립니다.

후기를 왜 쓸까..?
생각을 했습니다만.... 같이 했던 사람들과 추억을 되새기는 기회를 만든다, 우리는 이렇게 잘 놀았다... 열 좀 받아봐라... 등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활이 각박하거나... 뭔가 허전할 때 뒤적여볼 사진첩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옛날 사진첩 벗들과 같이 깔깔대며 꺼내보는 것도 재미가 있고요...
버들이 지난 캠핑때 '예전 후기들 다시 보니까... 정말 재미있더라...'하는 얘기를 해서 저도 생각 좀 해봤습니다...^^

다녀오고보니 결과적으로 번개캠핑이 되었습니다만...
환상적이었던 홍천강 썰매 위캠을 다녀오고... 다음 위캠 때까지 한 주 쉬게 되었습니다만... 뭔가 아쉽더군요....
더군다나... 전번 위캠이 근육통 위캠(??)이라 번개캠핑을 누가 때릴 상황도 아닌 것 같고....
저도 주말에 잠이나 실컷 잘 요량이었으나.... 울 마누라... 이번주 그냥 집에 있을겨?
집에 있으면 싸우기나 하잖아... 이러네요.
우씨... 좀 쉴려고 했드만... 저는 안 가는 방향으로 버티고 있는데...

버들한테 전화나 해볼까... 어디 안가나...하고 버들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를 해서... 이번 주 어디 가는 데 있냐? '응, 스키장 가기로 사람들하고 약속되어있어'
그래... 잘 갔다와라...

울 마눌님한테... 버들이네는 스키장 간데... 그리고 팔다리가 쑤시는데... 그냥 주말은 쉬자...하는데...
버들한테 전화가 왔네요.... '스키장 약속 취소했다... 스키장가는 거 보다 캠핑가는 게 더 재미있는데 뭐...'
이번주에 계획없으면 캠핑 같이 가자 하네요....

울 마누라한테 "버들이 캠핑 가잔다... 주말에 캠핑가자"고 하니깐...
도끼눈을 뜨면서... "아니, 마누라가 가자고 하니까... 안간다고 버티더니... 버들이네가 가자고 하니까... 좋다고 간다고?"
뭐 말은 살벌하게 하지만 싫은 표정은 아니었습니다....^^;

암튼 우여곡절 끝에 강화도에 있는 함허동천 시범야영장으로 정하고 금요일 밤 10시 30분쯤 야영장에 도착했습니다.
캠사(캠핑하는사람들) 회원들이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은게 성과가 있어서...
현재는 야영장까지 차량진입이 가능했습니다.(물론 짐 내리고 차는 주차장에 주차를 해야 합니다.)

매번 그렇듯이 후닥닥닥 사이트를 구축하고 오붓하게 금요일밤 캠핑을 즐겼습니다.
금요일밤이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차도 안 막히고... 주변에 사람들도 별로 없고... 오붓하고...
불과 몇시간 전만해도 직장에서, 퇴근길에서 난리부르스를 치고 다녔는데....
캠핑장에 도착하면 온갖번잡함이 한순간 사라집니다.

근디 오붓한 것은 좋은데.... 버들이 울 마누라하고 너무 오붓한 거 아니여?
보면 볼수록 열 받네....

버들이 장만해온 장작으로 모닥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퇴근길에 두 정거장이나 미리 내려서 주워온 나무들입니다.
양손에 나무를 끼고 있어서 마침 걸려온 제 전화를 못받을 정도였다니... 중증이죠...^^;
이날 첫날부터 너무 늦게 자고 말았습니다. 술도 별로 안먹었는데.... 어... 달이 왜 벌써 저리로 넘어가고 있냐? 하고 시계를 보니 새벽 4시를 가리켰다는....^^
캠핑하면서 또다른 즐거움 중 하나는 시계를 잘 안본다입니다...^^;

토요일 아침입니다..... 전날 늦게 잤는데도 버들이네는 일찍 기상하여 불부터 피웁니다....

이곳 함허동천 야영장에는 저렇게 라운지에 딱 들어가는 평상들이 많이 있습니다. 정말 편하게 잤습니다.

버들이네와 우리 집 전경입니다. 함허동천.... 좋은 곳입니다.

버들은 이번에도 나무 좋은 거 찾았다고 꼬시더니... 저런 통나무를 가져오게 합니다. 저걸 또 누가 자르나...쩝!

울 아들이 주워온 도토리입니다..... 저렇게 많이(?) 주워와서 도토리묵 해달라고 떼를 쓰더군요...
내참 기가 막혀서

그 무식한 통나무를 잘랐습니다.... 자르고 나니 쌍나이테를 가진 넘이더군요....
혹시 이 나무 종류 아시는 분 계신가요? 이 나무 뽀개려다가 도끼날이 안 들어가서 포기했습니다.
타는 것도 얼음 녹듯이 조금씩 조금씩 타서 없어지더군요... 참 대단한 나무입니다....^^

제가 장인어른 소장품이었던 엔진톱을 불하받은 게 있는데.... 그걸 가져왔습니다.
나무 잘 잘리더군요.... 그냥 썩둑썩둑...^^

버들이 저한테 한 5분 교육 받더니... 저보다 훨씬 톱을 잘 다루게 되더군요.... 역시 캠라 공식 화력담당 답네요...^^

함허동천 시범야영장은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았습니다. 건너편 야영장을 연결하는 돌다리입니다.

울 아들... 캠핑 무지하게 따라다니더니... 이젠 모닥불 쬐는 자세가 제대로 나옵니다...ㅋㅋㅋ

딸기하우스짱님이 아이들에게 핫케익 반죽을 해주고 있습니다.

엔진톱 덕분에 24시간 꺼지지 않는 화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핫케익을 손수 만들어 먹고 있습니다. 벌써 몇번을 해먹더니... 이젠 솜씨들이 보통이 아닙니다.

이번에 버들이네가 새로 지른(?) 식탁보입니다. 예뻐보입니다. 샤워커튼이랍니다.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울 첫째 구름볼입니다.

버들이네 둘째 버들강아지입니다...^^

버들이네 첫째 버들공주입니다... 애들은 핫케익 만들어먹느라 바쁘네요.

버들하고 저는 동막해수욕장까지 가서 숭어회와 조개를 사왔습니다. 돈은 버들이 냈습니다...^^;

조개굽기 전투에 앞서 몸을 풀고 있습니다.

조개 굽기는 버들이네 아이들이 선수들입니다. 정말 잘 굽더군요.... 고추장 양념까지 곁들여가며...

햐... 맛있겠다...

그사이에 땔감을 더 해왔습니다. 주변에 잔가지며 간벌목들이 많이 있더군요...
저 많은 나무를 누가 잘랐을까요?

요넘이 잘랐지요.... 요게 1시간 톱질할 것을 5분이면 다 끝냅니다. 엔진톱 앞에서 톱질한다는 신조어가 생길 듯....^^

아이들은 잠시도 가만있지를 않습니다.... 먹자마자 탐사를 떠나고 있습니다.

어째 모자도 똑 같네요. 뒤에서 보면 누구 딸네미인지 구분이 잘 안갑니다...ㅋㅋㅋ

한가롭게 오후를 보내고 있는데... 박새 한 마리가 날아왔습니다. 새끼들한테 갖다줄 먹이를 찾는 듯....

그런데 이넘이 사람들 무서워하질 않습니다..... 제 머리 위에도 잠깐 앉았을 정도니까요...
뜻밖의 즐거움을 자연이 선사합니다. 반갑다.. 박새야...
그리고 미안타... 어렸을 때 니 동족 무지하게 잡아먹었단다....^^;

야영장에서 조금 위로 올라가면 이렇게 전망이 좋은 팔각정이 있습니다.

실컷 놀다돌아온 아이들은 또 핫케익을 만들어먹습니다. 오후 늦게 졸려님과 마시마로님이 도착했습니다.
마시마로님이 아이들한테 '핫케익 하나 만들어주면 안잡아먹~지'하고 있습니다만....

'그게요... 공짜는 안되걸랑요? 한개에 오백원...!'
결국 마시마로님은 오백원씩 내고 사먹었다나 어쨌다나....^^

저녁때 인터밀란님과 바비달님도 오셨습니다.... 바비달님은 둘째가 나올 날이 얼마 안남았는데...
둘째 낳으면 백일때부터 캠핑 데리고 다닌답니다...^^;
그러고 보니 인터밀란님 사진이 없네요... 죄송...^^

인터밀란님과 바비달님은 밤 늦게까지 뻐꾸기를 날리다가 귀가하였습니다.....
함허동천의 좋은 기운을 받으셨으니.... 건강하고 예쁜 둘째 순산하시길 바랍니다...
낮에 나무를 많이 해놓아서... 모닥불을 투버너(?) 스타일로 운영을 하였습니다....^^;

다음날인 일요일 아침입니다.... 정말 봄날 같이 포근한 날씨였습니다...
아이들은 아침부터 탐험에 나섰습니다... 아이들 배터리는 정말 방전이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오리털 바지에 깔깔이까지... 버들이네 야영복장은 이제 완벽해졌습니다.
제가 원래 군*리 문화를 별로 안좋아하는 사람인데... 때 안타는 옷은 위장복이 최고더군요....
그래서 저도 조만간 싼 넘으로 지르려고 하고 있습니다...

위쪽에 야영장과 체력단련시설이 있다고 해서 아이들과 올라가보기로 했습니다.

위 야영장 가는 길에 안졸리나 졸려님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목우(?)를 놓았습니다. 작품명은 '알카에다' 정도 될 거 같네요.
잘 만들었죠? 함허동천 가시게 되면 꼭 저 목우를 보시기 바랍니다. 3대에 걸쳐 복이 깃들거라고 합니다...ㅋㅋㅋ
참... 안졸리나 졸려님과 마시마로님이 이번 캠핑에 같이 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졸려님 생일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담에 또 무작정 떠나는 캠핑할 때 꼭 전화 드릴께요...ㅋㅋㅋ

제일 위 야영장 바로 위가 체력단력장입니다... 시설, 분위기 끝내줍니다.

어... 어떻게 저기에 올라갔지? 정말 대단한 소영이...^^

관리사무소 우측도로 맨 위에 있는 야영장입니다. 화장실 개방을 안해서 아쉬웠지만... 정말 멋진 야영장입니다.
꼭 한 번 위캠을 이곳에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전망 좋고, 잔디밭이고, 아이들 놀 공간도 널려있고... 물론 짐 내리기 위해 차량 진입이 안된다면 죽음인 곳입니다.^^;

조금 전에 본 야영장 바로 위에 있는 체력단련장입니다. 어른, 아이 같이 즐길 수 있습니다.

분위기 좋지요?

아줌마 특공대...^^

그림 좋습니다. 참 오래도 누워있더군요....^^
'야, 정말 좋다... 여기서 비박해도 좋겠다...'
'형, 다음에 오면 여기서 비박하자...'
본인들은 정말 좋은 것 같은데.... 옆에서 보니... 좀 가관이네요...ㅋㅋㅋ

일요일 점심은 떡볶기와 남은 음식 땡처리로 또한 무지하게 먹었습니다.
저 뒤편에 캠사 분들이 작은 음악회를 열고 있는 모습입니다. 캠사 번개가 열렸더군요...
요들송을 들으면서 먹는 떡볶기... 정말 맛있더군요....
그리고 야영장에서 요들송 들으니 정말 좋았습니다.... 물론 저하고는 문화적 수준 차이가 좀 나는 버들이는 빼고...ㅋㅋㅋ
참! 그리고 정말 반가운 사람도 만났습니다....^^

이제 집에 갈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버들은 집에 갈때까지 엔진톱을 끼고 있습니다...ㅋㅋㅋ

졸려님의 두번째 작품입니다.... 제목은 '마시마로 알카에다' 정도?
함허동천 야영장에 오시면 볼 수 있는 두번째 졸려님의 흔적입니다....
보나마나 땔감으로 들어갈 거 같은데....^^;


철수하기 전에 남은 음식 땡처리... 졸려님이 제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ㅋㅋㅋ

마시마로님이 아이들 새총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군요....
울 아들은 아빠보다 마시마로님이 더 좋답니다....^^;

토요일밤... 반가운 황털보 대장을 정말 오랜만에 만나니...
10월 1일 가평패밀리아파크에서 첫 위캠을 했을 때가 생각나더군요.
이제 석달이 조금 안된 시간이었는데.... 정말 엄두도 안났던 겨울캠핑을 지금은 즐기면서 하고 있네요....

돌아보면서 생각해보니.... 거의 매주 같이 캠핑을 하면서 같은 하늘을 보면서 자고, 같이 먹고... 같이 웃고 하다보니...
짧은 기간이었지만 울 회원분들과는 친구, 친척, 이웃 그 누구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이 깊어질수록 캠핑하는 재미도 더욱 쏠쏠해지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