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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캠핑

2006년 4월 2일 신갈저수지 소풍

by 바람말 2007. 12. 30.
지난 주 일요일...위캠 쉬는 주라... 집에서 가까운 신갈저수지로 베스 낚시를 하러 갔습니다.
아이들이 개학하고... 학년도 높아지면서... 위캠 쉬는 주에 다녔던 번개캠핑도 부담이 되기 시작하네요.
그래서 가까이 사는 버들한테 일요일에 신갈저수지가서 점심 같이 먹고 낚시나 하자고 연락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오기로 하였습니다.

버들이 주말 번개 없나 호시탐탐 노리던 행보기를 꼬셔서 오라고 했는데...
토요일 비가 하루종일 억수로 내리고... 저수지 들어가는 길도 완전히 뻘이 되어서... 행보기는 담 기회를 기약하기로.....
(사실 이 후기는 행보기를 두 번 죽이는 후기가 될 거 같습니다만....^^;)

신갈저수지는 제가 어렸을 적부터 여름내내아예 살다시피한 곳입니다.... 이쪽 동네가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이라서...
왜넘들 말로는 '나의 나와바리', 토속어로는 '토박이'인 곳입니다.

사실 일요일 아침까지만해도 날씨가 안 좋아서... 그냥 우리집에서 같이 점심이나 먹으려고 했는데....
이런 날씨에 굴할 버들이 아니지요.... 사실 저도 마찬가지고....^^

원래 생각했던 곳으로 가려고 신갈저수지 진입로(요긴 지역주민 아니면 찾기가 힘듭니다.)로 접어들어...
뻘이 된 비포장길도 지나고.... 저수지 물이 만수위가 되어 길이 반쯤 물에 잠긴 길도 지나고 해서...
아래와 같은 사이트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준설작업하면서 흙을 쌓아두었던 곳인데... 마치 섬처럼 저수지쪽으로 불쑥 튀어나와있는 곳입니다.
유명한 베스 포인트라고도 하네요.


사이트를 구축하니...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난리네요.....
제가 필살기로 준비한 돼지 등갈비(일명 백립) 구이와 닭볶음, 목살 등으로 아그들의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습니다.
대성리에서 둘둘형의 백립 필살기에 자극을 받아 제가 처음 시도해본 백립...
한 70점 정도의 점수를 받았습니다....(50점 준 아그들도 있는데.... 주거써...^^;)
만족합니다......^^;


화려한 (?) 점심을 먹고 바로 베스 소탕작전에 나섰습니다.
저 어릴 적에는 신갈저수지에 가물치, 메기, 뱀장어, 붕어, 잉어, 버들붕어, 피라미... 이름모를 수많은 종류의 물고기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베스와 블루길만 보일 뿐입니다.
낚시하시는 분들중엔 캐치엔 릴리즈를 기본으로 하시는 멋진 분들도 계십니다만....
저한테는 베스와 블루길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앗아간 외계인(?)인 뿐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저는 '케치 엔 잇'이 더 좋습니다...ㅋㅋㅋ


바람이 많이 불어 라운지를 쳤습니다. 의외로 풍경이 괜찮네요. 그런데 일단 라운지를 치면 죽돌이 자세가 되겠지요? ㅋㅋㅋ


바람이 많이 부는데도 베스 한 마리 잡겠노라고... 열심히 캐스팅을 하고 있습니다.


버들도 열심히 미끼 목욕 시키는 중입니다...ㅎㅎㅎ


따뜻한 둥지도 아이들과 함께.... 오후가 되니... 베스 낚시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이네요.


이런 곳입니다.... 예전엔 신갈저수지에 텐트 칠 곳이 참 많았는데....
요즘은 군데군데... 빌라를 짓는다... 골프장 짓는다 해서 진입로도 많이 봉쇄되어 있고.... 텐트 칠 곳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여기는 예외로 넓직하니 좋습니다..... 진입하는 길 찾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울 아들은 물에 사는 고기에는 관심이 없고... 땅에 사는 고기에 관심이 많은가봅니다....
땅속에 있는 풍뎅이 새끼 한 50마리 잡았습니다....ㅋㅋㅋ 참... 지렁이도 한 마리....


울 딸네미는 따뜻한 난로 옆에서 오침을 즐기고....


베스 소탕작전을 오후 내내 벌였습니다만.... 성과가 전무하네요....^^;
그래도 황혼무렵에 물가에 앉은 아이들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보기 좋지요?


저도 폼 좀 잡아봤습니다만.... 아무리봐도 노숙자....ㅋㅋㅋ


해가 졌어도 베스 소탕작전의 기세는 꺽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빵마리....
아직 때가 이른지.... 한 20여명의 베스 사냥꾼들이 주변에 있었습니다만.... 손 맛 본 사람들이 하나 없더군요.....
이건 시절을 잘 못 만나서 그런거지... 저희가 실력이 없어서 그런거 전혀 아닙니다...ㅋㅋㅋ


버들이 찍어준 사진입니다.... 정말 간만에 부부동반으로 사진 찍어보네요...^^


날이 어두워졌는데도 집에 갈 생각들은 안하고.... 원래 점심 먹기로 했는데....^^;


아예 모닥불 화력을 왕창 올려서... 저수지에서의 밤을 즐기고 있습니다...


왜 못 떠나냐고요?
생각지도 않게 우리 사이트에서 본 저수지 야경이 너무 멋있더군요....
저 멀리 노블카운티와 골프연습장 조명이 멋지네요.... 물결 하나 없는 저수지 수면과 조화가 잘 됩니다.


늘 을씨년스럽게 보는 아파트의 조명도 저수지 수면에 비춰서 보면 이렇게 멋있습니다...


사실 신갈저수지는 오염이 심한 곳이라... 갈수기에 기온까지 높으면 썩은내가 진동하는 곳입니다....
그나마 하류쪽은 좀 낫습니다만....
그런데.... 비가 와서 물도 많고, 기온도 아직 낮은 편이라...
주변에 쓰레기도 별로 없고(비가 와서 떠내려갔습니다...^^) 괜찮네요....
사실 지저분할까봐...내심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하지만 결정적으로 야경이 너무 좋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파노라마 사진이니 클릭해서 크게 보세요.
요즘 대세라 저도 쬐끔 작업을 해보았습니다. 포토샵에 파노라마 사진 편집하는 기능이 새버전에는 추가되었네요....
참...! 신갈저수지에서 소풍하는 동안.... 계속 '행보기 오라고 할 걸 그랬나?' '지금 오라고 할까'하고 후회성 담화를 나누긴 했습니다.... '어짜피 후기올리면 행보기를 두 번 죽이는 건데...'하면서도 후기 올립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