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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캠핑

2013년 신년맞이 제주캠핑 첫번째

by 바람말 2013. 1. 7.

작년말 몇개의 프로젝트가 겹쳐서 정말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다행히도 프로젝트들이 무사히 완료가 되었고...

다시 홀가분한 마음으로 1월 1일을 낀 주 휴가를 내었다.

원래 휴가를 따로 쓰지않고 금요일, 월요일 끼고 3박4일정도 쓰는 게 보통이었지만 이번에는 한주를 다 내었다. 겨울 제주여행을 위해서....

 

은정이는 이제 고3 수험생, 은호도 중학생이 된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 유년기에 장거리 여행을 가는게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완도에 블루나래호라는 쾌속선이 새로 운항하여 제주까지 1시간 40분밖에 안걸린다고 한다. 비용을 아무리 따져봐도 완도로 차 싣고 들어가 텐트치고 다니는 게 제일 비용이 절약되었다. 뭐 여유가 있어서 다니는 여행이 아니니....^^;;;

 

 은정이가 어학시험이 29일 토요일이라 시험 마친 후에 짐 챙겨서 저녁때 완도로 출발하였다. 장장 5시간 눈폭풍을 뚫고 운전하여 완도에 도착.... 그냥 완도항 근처 모텔에서 1박하였다.

30일 아침 9시에 출발하는 블루나래에 탑승...

이전 한일카페리에 비해 제주까지 거의 한시간 가까이 시간이 단축된 1시간 40분간의 항해(?)였지만... 이날 파고가 3~4미터로 높은 날이라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었다.

둥지는 멀미하느라 떡실신되고...

 

제주항에 도착하여 제일 먼저 간 곳이 용두암... 멀미 후유증 때문에 숨돌리려고 찾았다.

 

 

원래 계획은 우도로 가서 1~2박을 할 예정이었으나 배멀미 때문에 모두들 지친 상태였고, 기상청 동네예보를 보니 우도 바람이 초속 9m/s로 장난 아니라 일단 모구리로 향하였다.

모구리에 도착하니 헐... 눈폭풍이 몰아치고 있고...

해서 주차장 제일 가까운 자리에 돔텐트만 치고 전기요 깔고 전원 휴식모드... 그렇게 첫날을 보냈다.

이날 밤 모구리는 시베리아... 그 자체였다...ㅎㅎㅎ

 

다음날 아침 바람이 많이 잦아들어 킹덤을 쳐서 돔텐트에 합체를 하였다. 식사준비나 난로 피울 공간이 될 거실이 필요해서...

 

 

밤사이 모진 눈폭풍을 잘 견뎌내고 잘 생존해있는 모습...ㅎㅎ

아침식사는 대충 컵라면에 빵....

 

바람이 많이 잦아들었는데도 수시로 돌풍이 불어 나름 허리케인 스트랩(?)을 설치하였다. 보기에는 엉성해보여도 효과는 매우 좋다....^^;;

 

이너텐트 쪽도 허리케인 스트랩 설치하고....

 

요자리가 주차장 바로 옆자리인데... 울타리 낮은 나무들이 그나마 하단으로 불어오는 북서풍을 잘 막아준다. 상단은 뭐 그냥 휘히힝~ 펄럭펄럭~~ㅋㅋ

 

모구리 야영장에는 그 모진바람에도 야영을 즐기는 캠퍼들이 제법 있었다.

 

아침식사를 대충 때우고 이날 일정을 잡는데 아이들이 김녕 미로공원을 꼭 가야한다고 한다. 이유는 김녕 미로공원에 고양이들이 많다고 고양이 구경가야 한다고.... 울 딸아이는 고양이 주려고 유기농 고양이 사료까지 챙겨왔단다...^^;;

해서 김녕 미로공원을 가기로 하였다. 이왕 가는 김에 삼나무 숲길을 들렸다 가기로 하였는데... 아무 생각없이 간 삼나무 숲길이 정말 대박이었다.

눈꽃이 활짝 핀 삼나무 숲길...

 

삼나무 숲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곳에 사려니숲길이 있는데...

차를 세워놓고 조금 들어가니 초입부터 눈꽃 세상이다.

 

 

 

 

 

 

이런 눈꽃 터널이 10km나 이어진다고 한다... 사려니 숲길...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울 아이들은 이 길을 걸으며 '생고생 멀미하며 제주까지 온 보람이 있네'라고 한마디씩 한다...ㅎㅎㅎ

 

 

 

간밤의 그 살벌했던 눈폭풍(?)이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을 남겼다...

 

 

 

 

 

사려니숲길 초입까지만 산책을 하고 다시 돌아나왔다... 다음에 이 숲길 10km 완주를 해보자는 다짐을 해보며....

 

김녕미로공원으로 오는 길에 산굼부리에 잠깐 들렸다. 입구에 있는 구멍 뚫린 바위에서 울 아들...ㅎㅎㅎ

 

산굼부리는 억새로 유명한 곳...

 

제주도는 한라산을 제외하고는 높은 산이 없는 평지라... 50~100미터 남짓한 오름에 올라도 이렇게 뻥뚫인 조망이 펼쳐진다.

 

제주에 올때마다 느낀 점이지만 제주는 높은 산이나 높은 건물들이 없어 하늘이 참 넓다... 정말 넓다.

 

산굼부리는 용암분출이 없이 한번 빵 터져서 생긴 세계에도 몇 안되는 희귀한 분화구라고 하던데... 워낙 규모가 커서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다... 열기구나 헬기를 타야 제대로 다 보일 듯...ㅎㅎㅎ

 

김녕미로 공원 가기 전에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해서 김녕읍에 들려 현지인들이 애용하는 작은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그런데 감격했다... 드디어 5천원~6천원짜리 식사를 찾은 것이다...ㅎㅎㅎ 맛도 좋았고... 솔직하게 제주도 관광지 밥값은 너무 비싸다....^^;;

기분 좋게 점심을 먹고 재작년 추석을 정말 즐겁게 보냈던 김녕해수욕장에 잠깐 들렸다.

 

여전히 훌륭한 풍광... 그런데 바람이 장난 아니다... 울 아들은 '여기 우리가 알던 그 김녕이 아니야...'라며 울쌍이다...ㅎㅎㅎ

 

 

재작년 우리가 6박7일을 묵었던 바로 그 자리에서....

 

날 좋을 때 다시 와줄께....

 

김녕 미로공원 초입에 있는 고양이 나무... 이 녀석들이 언제부터 고양이라면 환장하게되었는지 모르겠네...ㅎㅎㅎ

 

김녕미로... 아무생각없이 지도도 안보고 산책하면서 걷다가 못나올뻔했다...ㅋㅋㅋ
생각보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은 곳이다. 

 

 

 

 

 

울 아이들은 목적은 미로 탐험이 아니라 요 20마리 남짓한 고양이들하고 노는 거...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