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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캠핑

2011년 2월 11~14일 양양 폭설 캠핑-1

by 바람말 2011. 2. 15.

4개월간의 긴 프로젝트 파견근무를 끝내고 다시 회사로 복귀하였다.

한 일주일 위로휴가를 받아야 하는데 파견근무 기간동안 밀려있던 일들이 많아 그냥 금,월요일 붙여서 이틀 휴가를 받았다.

은정이 아토피 치료에 제주바다 해수욕이 도움이 많이 되었기 때문에 해수사우나가 가능한 곳을휴가때 가기로 하였다.

검색해보니양양-속초 일대에 크고 작은 해수탕들이있단다. 간만에 가족 캠핑여행도 하기로 하고 양양 바다오토캠핑장으로 이번 캠핑지를 정하였다.

그리고 출발하기 전에 본 일기예보에는 20cm정도 눈이 내린다고 해서 우리 가족에게는 '간만에 스노우캠핑 하겠다'라고 했는데... 그런데 헐 눈이 와도 너무 많이 왔다....^^;;

2월 12일 금요일(첫째날)

금요일 12시경 출발하여 오후3시 30분쯤 도착하였다.이미 야영장에 발목이 잠길 정도의 눈이 쌓인 상태... 눈 바닥을 파보니 콩가루 같은 고운 모래다... 눈도 많이 내리고... 눈 치우면 모래먼지 만만치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눈위에 텐트를 쳤다.

뭐 그래도 우중에 사이트 구축하는 것보다는 백배 낫지...라고 자위하면서...ㅎㅎ

자리는 그냥 화장실,개수대 가깝고, 바람 막아주고.. 나무 바로 밑이 아닌 곳 기준으로 잡았는데... 뭐 결론적으로는 명당자리였다.

텐트치고난 잠깐 사이에 눈이 저리 쌓였다.

사실 우리 가족 백여회 이상 캠핑을 다녔지만 4식구 모두 쏟아지는 함박눈을 맞는 스노우캠핑을 해본 적은 없었다. 몇 년 전 은호하고 둘이서 적벽강에 대설경보 떨어졌을 때 해본 적은 있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이 자리가 바다오토캠핑장의 최고 명당자리란다...ㅎㅎ


눈이 펑펑 쏟아져서 좀 불안하기는 했지만 정말 그림 같은 스노우 캠핑을 하였다. 평생 한 번 경험할까말까하는....


사이트 구축하고 눈 구경하다가 저녁식사를 하였다. 뭐 반찬은 집에서 먹는 것과 별 다르지 않았지만 맛은 꿀맛...

저녁식사 후부터 텐트에 떨어지는 눈 소리가 심상치 않아 밖을 내다보니... 눈이 벌써 이렇게 쌓이고 있었다.

바람도 불지 않고 내리는 습설이라 텐트위에 그대로 쌓인다. 20분마다 텐트에 쌓인 눈을 털어내어야 했다....

이거 낭패네... 오늘 밤 꼴딱 새우게 되었네...라는 생각이...^^;;;

뭐 머슴(?)한테 모든 것을 맡긴 우리 가족들은 내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저렇게 탱자탱자 놀고 있고...ㅎㅎㅎ


밤 열시도 안되었는데 눈이 벌써 무릎까지 빠질 정도로 내렸다.

텐트에서 흘러내린 눈 쌓이는 속도는 더 무서웠다... 이건 뭐 킹덤 처마끝까지 눈이 쌓일 정도니...^^;

혹시나 하여 텐트 중앙에 임시 기둥(?)도 세워놓고...폴대 때문에 텐트 구멍 뚫리면 안되니까... 스텐 컵으로...ㅎㅎ

밑에도 스텐 그릇으로 받쳐놓고...

30분마다 텐트에 쌓인 눈을 털 생각으로 날밤 새려고 각오했었는데... 자정이 될 무렵 강풍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사실 오토캠핑 다닌지 몇년 되었지만 이렇게 겨울강풍이 반갑기는 처음이었다...ㅋㅋ

강풍 때문에 텐트 천정에 눈이 쌓이지 않아서...그냥 잤다...ㅎㅎ

2월 12일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문을 열어보니... 눈이 이렇게나... 텐트 처마 밑에 세워 놓았던 야전삽, 눈썰매가 없어졌다... 눈에 파묻혀서...

그래도 간밤에 텐트에 쌓인 눈을 야전삽으로 걷어내며 골을 파 두었던 것이 효과가 있었나보나... 텐트 자체에는 눈이 많이 쌓이지는 않았다.

흐미... 화장실 지붕에 쌓인 눈이... 어제 저녁 화장실 가는 토끼길을 냈었는데... 흔적조차 사라졌다.

온통 세상이 하얗고... 아 하는 탄성만 절로 나왔다....


간밤에분 모진 바람 덕에 차에도 눈은 많이 쌓이지는 않았네...ㅎㅎ

방갈로 지붕에 쌓인 눈도...

밖에 눈폭탄이 쏟아진 상황을 모른채 쿨쿨 잠만 잘자고 있는 울 둘째...

요기 방갈로하고 화장실 사이가 아래 솔밭야영장으로 통하는 길인데...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방갈로 앞에 승용차 한대가 있었는데... 없어졌다... 물론 잘 보면 보인다...ㅎㅎㅎ

평생 한번 볼까말까한 폭설에 완전무장하고 나선 우리 아들...ㅎㅎ


요 녀석 머리털 나고 이렇게많이 쌓인 눈은 첨 봤을 거다... 물론 나도...ㅎㅎㅎ


금방 허벅지까지 빠진다...

너무나 곱게 쌓인 눈위를 기어가보려고손을 대보지만...

그냥 푹..! ㅋㅋㅋ


이날 양양지역 적설량이 62cm이었다고 한다....

허리까지 빠지는 눈에 이 녀석 어쩔 줄을 몰라한다...^^;

눈속에 빠져서 나오지를 않는다...ㅎㅎㅎ


이렇게 눈 속에 빠져 노는 아들놈 때문에 젖은 신발,양말 난로불에 말리느라 고생했다...^^;

이번 캠핑 목적이 스노우캠핑이 아니라 은정이 해수탕 가는 것이 목적인지라... 내 차가 빠져나갈 수 있는지 확인하였다.

세상에... 이 앞이 길인데... 눈이 내 허리만큼 쌓여있다.

다행히 차가 4륜이라 살짝 밀어보았는데... 무리다... 저 앞에 있는 관리사무소까지는 나가야 밖에 나갈 수 있는데...

아... 고립되었다....ㅠㅠ;


이녀석은 내 답답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놀기에 바쁘고....


시간이 감에 따라 지붕에 쌓인 눈이 조금씩 흘러내린다... 아마 쏟아지는 저 눈에 맞으면 사람은 그냥 파묻힐거다...

해서 바다 오토캠핑장 사장님이 하루종일 지붕위에 올라가 저렇게 쌓인 눈을 다 치우느라 고생 많이 하셨다.

요녀석 눈 구덩이에서 뒹굴더니 볼이 빨갛게 익었다... 고거 쌤통이다...ㅋㅋ

그래도 전날 차로 눈을 다져놓았던 곳은 눈이 상대적으로 덜 쌓여서 차로 눈을 더 다졌다... 그나마 활동할 공간은 있어야지...

개수대까지 길을 내놓고... 울 딸네미도 한몫했다...ㅎㅎ

예전 오투클럽에서 4륜차들이 눈 밀고 나가는 후기를 본적이 있어서 내차로 초반에 엑셀을 밟아 속도를 좀 내고 밀었더니 헐... 허리까지 빠지는 눈을 뚫고 나간다.... 눈팅회원이었지만 오투클럽 가입하기 잘했네... 아무튼 탈출성공...!! ㅎㅎㅎ

물론 막판 커브길에 딱 걸려서 눈에 박힌 차 빼느라 삽질 깨나 하였다...ㅎㅎㅎ


범퍼하고 차 옆구리가 깨끗해졌다...^^;;

아마 차가 승용차거나 이륜이었으면 14일 철수하는 날까지 꼼짝 못했을 것 같다....

ㅎㅎㅎ 캠핑장 사장님 말씀마따나 평생 남을 추억이 될 것이다...

화장실가는 길 내기... 삽질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냥 썰매로 길을 내었다... 두번 왕복하면 끝...ㅎㅎ


 

 

 

무슨 봅슬레이 길 같네...^^


차로 무식하게 밀어붙여 뚫어놓은 길... 삽질을 했으면 아마 하루종일 해야 했을 듯....


바다 오토캠핑장 개수대... 수압 좋고... 수질이 좋아 식수로 바로 사용할 수 있고... 시설이 잘 되어 있다.

화장실, 샤워장 시설도 좋고... 샤워장에는 뜨거운 물 잘 나온다.

멀리서 본 우리집...


원래 솔비치 해수사우나로 가려고 했는데... 캠핑장 사장님이 낙산해수욕장쪽 에어포트텔 해수사우나가 가격도 싸고 수질도 좋다고 지역주민들은 거기로 간다고 하셔서 그곳으로 갔다.

오산해수욕장 솔밭이 온통 눈 밭이다...

길도 기본적인 제설은 되었지만... 뭐 제설 잘 되어 있는게 이정도였다...^^;;

우리 네식구 해수사우나 입장료 2만원... 많이 싸다... 외지인과 지역주민 가격 차이가 있는듯... 바다오토캠핑장에서 왔다고 하니 깍아준다...ㅎㅎㅎ

눈밭을 헤치고 다닌 나의 애마 바퀴...

해수사우나 앞 주차장에서...ㅎㅎ

사우나를 하고 속초 이마트에서 장을 보기로 하고 속초로 이동하였다. 모래밭이 아닌 눈밭이 된 낙산해수욕장 해변 모습...

낙산해수욕장 앞 솔밭에 쌓인 눈이 이런 절경을 자아낸다.



눈 무게 때문에 부러진 가지들도 만만치 않게 많은듯 했다.


7번국도는 편도 2차선중에 1차선은 제설이 잘 되어 있는 상태이고 계속 제설차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대포항을 지나 속초시내에 접어드니 속초 전체가 눈 빙판길이었다....

텐트 바닥은 예전에 사용했던 타프를 깔았다... 천이 물을 먹고 늘어져서 타프로서 그 생명을 다한 넘인데... 이렇게 훌륭한 바닥 깔개로 제 몫을 지금도 잘 하고 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