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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캠핑

2008년 5월 두째주 울진(구수곡,왕피천) 가족캠핑 첫번째

by 바람말 2008. 5. 15.

사진이 많아서 로딩시간이 좀 걸립니다...^^;;

지난 석가탄신일이 끼인 연휴 뒤로 휴가를 이틀 붙여서 경북 울진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도 우리 가족만의 단독캠핑이었습니다.

이번주는 은정이 학교에서 수련회를 가는데 식이요법을 하고 있는 은정이는 수련회에 갈 수가 없어 체험학습을 내고 저도 회사에 휴가를 내었습니다.

토요일이었던 5월 10일에 출발하여 어제(5월 14일) 귀가하였으니 4박5일간의 나름 긴 여정이었습니다. 물론 은호도 체험학습을 내었습니다.

모처럼의 길다면 긴 휴가라 몇 년 전부터 준비했던 왕피천 트레킹을 가족과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은정이 때문에 온천욕도 하기로 하고....그렇다면 베이스캠프가 될 곳은당연히 울진 구수곡자연휴양림 밖에 없겠지요....

우리 가족은 네번째... 저는 다섯번째로 울진을 다시 찾았습니다.

토요일에 출발하여 왕피천 트레킹 코스의 시작점인 왕피리 부원농장에서 일박을 하려고 했습니다만 갑자기 둥지가 일요일까지 인터넷을 사용해야 하는 일이 생겨서 바로 구수곡자연휴양림 캠핑장으로 들어가서 둥지를 틀었습니다.


워낙 먼 곳이라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5~7팀 정도 오토캠핑하시는 분들이 먼저 자리하고 계시네요.

하긴 수도권에서나 오지이지 경북지역에서는 이 곳 구수곡이 명소이지요. 낮에는 소풍나온 행락객들도 많더군요.

아무튼 구수곡에 도착하니 막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원래 돔텐트에 타프를 치려고 했는데... 마침 동해안지역에 기온이 급강하하여 라운지를 치기로 하였습니다.

이곳 데크는 크기로만 따지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인데... 라운지를 덮어버리니 정말 딱 맞게 들어갑니다. 일부러 라운지 사이즈에 맞춘 것처럼...ㅎㅎㅎ

덕분에 넓디넓은 방바닥(?)에서 5일간 뒹굴뒹굴하다가 왔습니다...^^




5월 11일 일요일 아침입니다.

날씨가 너무 좋더군요. 마치 청명한 가을날씨처럼.... 물론 지난 밤 기온은 10도 밑으로 떨어져 다소 쌀쌀했습니다만....


첫째 은정이가 둘째 은호입니다.... 평소에는 서로 또래 친구들과 노느라 둘이 노는 걸 보기가 드물었는데...

물론 싸우는 건 자주 봤습니다...^^;;

이렇게 가족캠핑을 나오니 아쉬워서 둘이 잘 놉니다...ㅋㅋㅋ


청명한 하늘에 맑은 물....

은호한테 물수제비 뜨는 요령을 알려주었더니 한 10탕까지는 튕기네요...ㅎㅎ


깨끗하고 투명한수질은 몇년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이고... 낙엽 썩은 노오란 물색도 여전합니다...ㅎㅎ


먼저오신 캠퍼들의 텐트가 배산임수(?)의 명당자리에 자리잡고 있네요....

짐 나르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만... 절대 후회 안하는 자리이죠...^^


시절이 봄인지라... 예쁘게 핀 철쭉도 보기 좋습니다.


은호는 이번에도 외발자전거를 가지고 와서 외발을 탔습니다....


숲속의 집쪽에 있는 잔디밭 벤치에서...


제목을 "나는 왜 안될까?"라고 짓는 게 딱이겠지요? ㅎㅎㅎ

사실 바닥에 있는 개미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계곡 등산로 입구까지 가봤네요.


이제는 웬만한 곳은 걷기보다는 외발자전거로 가려고 합니다....ㅎㅎㅎ


왕피천 트레킹

오전에 간단한 산책을 마치고 왕피천 트레킹을 하기 위해 왕피리로 출발하였습니다....

가능하면 화요일정도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그 때 비소식이 있고....

마침 야영장에 빵빵한 앰프를 대동하고 교회에서 단체야유회(?)를 와서 탈출하듯이 휴양림을 나왔습니다...^^;;

왕피리로 들어가기 위해 박달재를 넘다가 금강소나무 군락이 멋있어서 한 컷 찍었습니다.


왕피리 속사마을 부원농장 앞에 있는 관리초소에서 기념사진 찍어보았습니다....

왕피천이 환경보전지역으로 본격적으로 보호되면서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와 왕피천 트레킹 초입 두 군데에 관리 초소가 생겼습니다. 상주하시는 분들도 여러 분 계시고요.

원래 완장 차시는 분들이 까칠하기 일쑤인데... 이곳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정말 친절합니다.

오히려 예전에는 여기서 낚시도 하고 취사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못하게 되어 미안하다고 하는데... 제가 더 미안하더군요... 그리고 이 곳이 잘 보호되고 있다는 믿음이 든든하게 들었습니다...ㅎㅎㅎ

간단한 인적사항 정도만 확인시켜드리고 트레킹을 시작하였습니다.


부원농장 입구 다리 밑에 염소를 풀어놓고 키우더군요.... 흑염소만 보았던 울 아들이 신기해서 기념촬영했습니다...

헌데 무서워서 더 가까이는 못가더라는...ㅋㅋㅋ


작년에 저 혼자 왔을 때는 용소까지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아무래도 용소까지는 힘들 것 같고... 용소 가기 전에 있는 절벽 포인트(2/3지점)를 목표로 잡았습니다...

용소까지는 제 발걸음으로는 왕복 3시간 거리인데....

지금 걷는 거보니.... 돌 하나하나를 세고 걷고 있습니다... 쩌업....!! ^^;


아무튼 3년전부터 꼭 가족하고 해봐야하겠다는 것 중에 첫째가 왕피천 트레킹이었는데....

이제 그 소원을 풀게 되었네요....^^


그런데 문제는 요 지점이 출발점에서 한 3~4백미터나 왔나 하는 지점인데....

건너편 부원농장 물가에서 쉬고 계시던 아저씨들이 우리를 보고 소리 칩니다...

"그 속도로 가면 8시간도 더 걸리겠네요...ㅎㅎㅎ!!"

ㅠㅠ;;

제가 봐도 그렇더군요.... 미리 하드트레이닝을 시키는 건데....

이렇게 울퉁불퉁한 길 아닌 길(?)은 처음 걸어보는 거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물론 점점 더 속도가 붙더군요...ㅎㅎㅎ


사실 요 둘째 녀석이 제대로 갈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을 많이 했는데...

웬걸... 날아다니더군요....ㅎㅎ

오히려 저 뒤에 있는 오리걸음(?) 두 모녀가 복병이었습니다.... ^^;


첫번째 도강코스....ㅎㅎㅎ


부원농장에서 보이는 첫번째 굽이를 돌아나오면 바로 무인지경입니다....

전봇대도 없고, 사람도 없고 차도 없고...집도 없고.... 물론 길도 없습니다...

인간이란 존재와 그 부속물들만 쏙 빠져있는자연 그 자체가 눈에 펼쳐지지요....


늘 익숙해왔던 것들이 갑자기 보이질 않으니 보이는 풍경마다 새롭습니다....


신기한 것 투성이지요....

그런데 저렇게 이것저것 다 보다가 언제 갔다오냐? ㅎㅎㅎ


놀라운 생명력입니다....


이번엔 또 뭐가 눈에 들어왔을까요? ㅎㅎㅎ


동해안 저온현상 때문에 낮기온도 쌀쌀했습니다만.... 물은 차갑지는 않습니다.... 백여리길 굽이굽이 흘러내려온 왕피천 물이라 수온이 높은 편입니다....


저도 사진이 찍혔네요....


보통 명승지에 가면 인공적인 울타리 밖에서 그 곳 절경을 구경을 하게 됩니다만....

트레킹을 하면 그 절경 자체를 느끼게 됩니다....

울 아들네미 첨 해보는 경험에 너무 좋아하더군요...


물을 따라 걷기도 하고..........


돌밭을 걷기도 하고.........


물을 건너기도 합니다.....


길이 아닌 길.... 단 1센티도 똑같은 것이 없는 곳을 걷는 게 처음에는 도무지 적응이 안됩니다만.....

이내 세상에 더없을 즐거움으로 다가옵니다.....


아이들이 발견한 "상어 잡아먹는 고래 바위(???)"


봄날의 신록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제 좀 적응이 되었나 봅니다.... 속도도 붙기 시작합니다...^^


정말 물이 맑습니다...


요녀석 퍼지면(?) 내가 어떻게 데리고 다녀야 하나 걱정했는데.....ㅎㅎㅎ

펄펄 날아다니네요....ㅎㅎㅎ


여기도 바위를 잘 타지 않으면 체력소모가 심한 구간이지요....


요 사진 보면서.... 눈으로 직접 보는 것하고 사진하고 정말 하늘과 땅차이라는 걸 느낍니다....

왜 그러냐고요?

직접 보셔야 압니다...^^;


...........


저 모퉁이를 돌아서면 또다른 비경이 펼쳐집니다...


물론 거기까지 가려면 이렇게 부지런히 도강을 해야 합니다만....ㅎㅎㅎ

첨에는 물 건너는 것을 무서워해서 손을 잡아주었는데....

이제는 장난까지 치면서 건넙니다...ㅎㅎ


물색깔을 보면서 물 깊이를 대중할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퍼런기가 비치면 바로 허리까지 빠지는 것은 기본이지요...^^


은정이가 두 주 전에 무릎을 다쳤었는데... 그게 아직 다 낫지 않았나봅니다. 무릎에 무리가 가는 듯해서 저 모퉁이를 돌면 있는 제 나름대로 정한 첫번째 절경 포인트(?)까지만 가기로 하였습니다.

은정이도 무릎만 괜찮았다면 좀더 가보았을텐데... 하면서 무척이나 아쉬워했답니다....


..............


모퉁이를 돌자마자 이렇게 멋진 곳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기 암벽지대를 넘어가면 바로 모래톱이 나옵니다.... 일단 거기까지만 진행하기로 하고...

제가 먼저 가서 넘어가기 쉬운 길을 찾고 있네요....


암벽을 타고 넘는 것보다는 물가쪽으로 바짝 붙어서 넘어가는 길을 찾았습니다...


이제 가족들을 그곳으로 안내를 해야지요.....

약간 위험한 곳(?)이 있어 한사람 한사람 보조자일로 내려보내느라 시간과 정력(?)을 쬐끔 소모했네요....

아무래도 용소까지 전 구간을 가족 데리고 다니려면 건장한 남자가 두세명은 되어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긴 전문 트레커들만 간간히 다니던 곳이니.....^^;


아무튼 오늘의 목표지점인 모래톱까지 무사히 안착하여 휴식을 즐기고 있네요....


하류쪽 모습입니다.... 여기까지 온 만큼 더 가면 용소입니다....

좀 더 아래로 더 진행하면 또다른 멋진 곳이 있는데....

여기가 사실가장힘든 난코스라 여기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사실은 요 아래 구간 때문에 보조자일에다 카라비너에다 튜브까지 다 준비를 했습니다만.... 은정이한테는 더 진행하는 게 무리라는 판단이 서서요....^^;


그래도 이곳 전경이 너무나도 멋있는 곳입니다....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 곳....

오직 몸으로만 느끼고 가슴에만 담을 수 있는 곳....


여기에서 가지고 온 간식을 먹습니다.... 사과 두 개와 강정, 그리고 물....ㅎㅎㅎ

꿀맛이죠...


제 가족들은 제가 작년에 답사하면서 찍어온 사진을 쭈욱 봐왔습니다만.... 직접 눈으로 보니... 너무 좋다고 합니다...ㅎㅎㅎ


자기 무릎 때문에 좀더 가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고 미안해했던 첫째 은정이하고 같이 찍어보았네요.......


요녀석들한테 어떠냐고 물어보니... 정말 좋다고 하네요....

사실 그동안 캠핑 다니면서 풍광 좋은 곳 안 다녀본 곳이 없는데....

여기처럼 색다른 곳(?)은 처음이라고 하네요...^^


둘째 은호는 여기와서도 물수제비를 뜨고...


기념촬영도 하고....


.......


..........


..........


계속되는 물수제비...ㅎㅎㅎ


유일하게 다 같이 찍은 사진입니다...^^;


다시 돌아오는 길입니다.... 갈 때는 먼 길 같습니다만.... 오는 길은 너무 가깝지요....


부원농장이 멀리 보이네요...


되돌아오면서 보는 풍경은 또 다르지요...


우리 아이들 가슴속에 잊지 못할 추억 하나 더 떨구었습니다....

아마 평생 잊지못할 겁니다....



얼마전 뉴스에 이런 기사가 떴더군요...

"대구지방환경청은 오는 10월까지 국내 최대의 생태·경관 보전지역인 울진 왕피천 유역에 트레킹(도보여행)·산악자전거·모노트레일 코스를 개발,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취지도 좋고....

다만 프로그램 개발한다고 인공물을 이곳에 들여놓는 우는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긴... 이 왕피천 계곡에 뭐 트레킹 코스라는 걸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아도 장마 때면 홀라당 다 떠내려가겠습니다만

(한 10여미터 높이의 나무 꼭대기에 물에 떠내려온 듯한 자동차 타이어가 걸려있더군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