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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캠핑

미천골 휴양림 지난 이야기 (2007년 8월 24일~)

by 바람말 2007. 11. 5.

지난 여름 막바지에 다녀온 미천골 휴양림 후기를 이제야 올립니다.

그동안 어딜 다녀오면 거의 후기를 빼먹지 않고 올렸었는데.... 미천골 휴양림 사진 찍어놓은 것만 보고 있으면 가슴이 너무 아파서 후기 작성할 엄두를 못내었습니다...............

2007년 8월 마지막 주에 급하게 회사에 이틀 휴가를 내고 미천골 휴양림으로 향하였습니다. 가족 휴가여행이 아니라 은정이 아토피 치료 겸 휴양을 겸해서요.....

은정이가 태어날 때부터 태열이 심해 고생을 많이 하였는데... 초등학교 입학한 후로 한동안 아토피가 괜찮더니 사춘기에 접어들 때 즈음하여 갑자기 아토피가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8월 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정말 아토피가 폭발을 하더군요.... 얼굴, 목에 진물이 질질 흐르고..... 병원 응급실까지 갈 것을 생각했을 정도였습니다.

아는 지인의 소개로 강원도에 자연치료로 아토피를 봐주시는 선생님한테 가기로 하였습니다. 이번에 뿌리 뽑지 못하면 성인아토피의 굴레를 평생 안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리고 저희집에는 에어콘도 없어서 막바지 무더위를 집에서 견뎌낼 자신도 없었습니다.....

미천골 휴양림..... 미천골을 선택한 이유는 단지 자연치료하시는 선생님 댁에서 가까운 곳이고댁에는 묵을 방이나 근처에 숙소가 없다는 것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집보다는 시원한 곳이기 때문에 집보다는 훨씬 아토피에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고요.

밤에 도착을 하니 아이들 다 키우시고 등산다니시는 부부 캠퍼들이 세팀 정도 있더군요.... 잠깐 스친 인연이었습니다만....

남 배려 잘 하시고... 자연을 정말 아끼시고 싹싹하시던 모습에 많이 배웠습니다......

강원도로 처음 출발할 때는 걱정도 많이 되었습니다만... 치료를 시작하니 은정이가 대번 많이 좋아지고 자신도 견딜만 한가봅니다. 한시름 놓기 시작합니다.

다음날 하루종일 치료받고 다시 돌아온 미천골 야영장입니다. 다른 분들은 모두 철수하시고 우리 가족만 남았습니다.


야영데크가 사이즈가 애매하여 리빙쉘을 아예 덮어버리니 방갈로처럼 되더군요....^^;


야영데크 두개당 야외테이블 세트가 하나 정도로 되어 있습니다.


바로 앞에 식수대가 있고... 화장실은 앞쪽 길 건너 대략 30여미터 정도에 있습니다.


미천골 오토캠핑장은 입구에서 거의 6km정도나 들어와야 되는 곳입니다. 핸드폰은 아예 입구부터 불통이 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밤에는 별이 쏟아집니다..... 까만 하늘보다 별이 더 많아보이더군요....


해독에 좋다는 대구를 주문진항에서 사다가 대구지리를 끓였습니다.... 은정이가 잘 먹더군요....

워낙 갑자기 미천골로 와서인지... 코펠도 안가지고 와서... 급하게 양은냄비에 밥그릇까지 샀습니다....^^;


거의 차에 싣고 다니던 기본장비만 챙겨가지고 온 것 같네요....


리빙쉘로 데크를 덮어버리니 이렇게 안성맞춤한 방갈로(?)가 만들어졌습니다.


뒤쪽 창을 열어놓으니... 전망도 좋고요....

그런데... 미천골이 해발 고도가 낮아서 그런지(200미터가 안되더군요.) 모기가 많습니다...


비 올 걸 대비해서 후라이 대용으로 콜맨 텐트 후라이를 덮었더니 대충 맞네요....^^;

비는 안 왔습니다만.... 결로는 정말 잘 막아주더군요.


소위 겉멋은 안납니다만.... 비가 오면 줄줄새는 문제는 해결된 거 같습니다. 앞으로 5년은 더 사용해도 될 듯합니다...^^


....


사실 잠만 미천골휴양림에서 자고 낮에는 양양으로 치료받으러 다니고 해서... 미천골휴양림 내부를 곳곳이 둘러보지는 못했습니다. 오토캠핑장 바로 위에 있는 소에 가봤습니다.

물이 굉장히 얕아보입니다만.... 조오기 바닥이 보이는 곳에서 한발짝만 걸어가면 바로 4~5미터 깊이의 소입니다.....

스노클 끼고 들어가봤습니다만.... 더 안쪽은 아예 밑바닥이 보이질 않더군요.....^^

스노클링하기에는 너무 좋은 곳인데.... 얕은 곳인 줄 알고 들어왔다간 사고나기 딱 좋은 곳입니다....


물이 정말 맑지요...?


미천골 계곡의 깊이가 풍경은 요 사진으로 대충....ㅎㅎ


이런 계곡이 입구부터 10여킬로나 됩니다.


오토캠핑장 바로 위에 있는 소....


이런 천연 워터슬라이드들도 많이 있더군요....^^;


오토캠핑장 바로 옆 계곡입니다.


미천골 아름다운 곳입니다...


오토캠핑장에서 계곡으로 내려가는 계단입니다.


............


오토캠핑장에서 바라본 계곡...


데크 사이즈가 이정도 합니다. 그리고 이거 두 배만한 데크가 입구쪽에 3개정도 있습니다. 캐빈텐트가 위에 올라가더군요.


모기가 워낙 많아서 쑥을 뜯어다가 모기불을 피웠습니다....


취수장 모습입니다..... 이곳에서 야영하시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깨끗하게 청소를 하셔서 음식물 찌꺼기 하나 걸려있질 않습니다.... 본받아야 할 모습인 것 같습니다....

미천골에는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많으시던데... 그냥 앞을 지나시면서도 최소한 눈인사정도는 하고 지나갑니다....

고수(?)분들이 많이 계시더군요....ㅎㅎㅎ


급한 고비는 넘기고..... 노트북으로 만화영화를 보여주었습니다......


야영장에 아무도 없고... 우리 가족만 있네요....

만추의 가을에 이곳 풍경 정말 멋있겠지요?


가로등은 꺼주어도 좋을텐데... 밤새 가로등이 켜져있습니다... 나름 야영객에 대한 배려이겠지요....^^;

사실 저는 그런 배려가 부담스럽습니다만....ㅎㅎ


즐거운 가족여행이 아니라 피접(?)을 나온 거라... 밤이 깊어질수록 제 마음은 정말 심난해지더군요......

자식이 아프면 부모의 마음은 천만갈래로 찢어진다더니................


아이들 재우고... 둥지하고 맥주 한 캔하고....


미천골 휴양림의 아침입니다....

아침에 햇살이 데크마다 어떻게 비추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날씨가 참 좋네요...


다시 양양으로 나가는 길에 두줄기로 흘러내리는 폭포가 있어서 한 장 찍어봤습니다...


나가는 길 내내 이런 풍경들입니다....


하늘이 맑네요.


은정이가 "아... 말이다..!!" 해서 하늘을 보니 정말 말 모양의 구름이 있네요...ㅋㅋㅋ

물론 멍멍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만....


다시 휴양림에 돌아와서 짐을 정리하고 홍천에 있는 선배집으로 향하려고 합니다. 금요일저녁이 되자 텅 비었던 이곳 캠핑장에서 캠퍼들이 속속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네요.... 그리고 여기도 더워서 해발 800미터에 있는 선배집이 더 나을 것 같고... 일차적인 치료도 끝이 나서요....


마침 운두령 너머에서 위캠이 있어... 저녁 때 잠깐 들렸습니다.... 보고싶은 얼굴들이 너무 많아서요...ㅎㅎㅎ


은정이 걱정도 많이해주시고... 즐거운 모습들 뵈니.... 그동안 무거웠던 마음이 많이 풀렸습니다....



자식이 아프니.... 제발 아프지만 않으면 이 세상에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생각만 들더군요......

아이들 건강한 것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직 진행형이긴 합니다만... 폭발했던 은정이 아토피는 많이 진정되었고 많이 나아졌습니다.

학교도 다시 잘 다니고 있고요.....

오늘 은정이가 밥 먹다가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아빠...! 아빠는 나한테 학교 성적 나쁘거나 공부 못한다고 야단치지 않을거지?" 하네요.

그래서 "그럼... 아빠는 네가 건강한게 최고다..."라고 하니..... 수학 쪽지시험 망친 걸 고백하더군요....ㅋㅋㅋ

완전히 허를 찔렸습니다...ㅎㅎㅎ

우리 가족에게 정말 힘들었던 미천골 이야기 큰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정말 힘든 인생의 고비들을 넘어야 할 때마다 지팡이가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