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첫째주 소백산 삼가 야영장

<지난 비오고 번개치던 주말, 소백산 삼가야영장에 캠핑 다녀왔습니다.
같이 캠핑했던 식구들은 불행히도... 사랑하는 처자식이 아니라 말 두 마리와 함께였습니다....ㅠㅠ

원래는 적벽강을 아들네미하고 같이 다녀오려고 했는데.... 목요일 밤에 끝날 예정이던 대구 출장이... 그만 금요일 밤까지 늦어지고... 집에 들를 짬이 없어졌네요.... 집에 전화를 하니 아들네미는 캠핑 안 데려간다고 울고불고....

또 적벽강은 타 캠핑동호회에서 정기모임을 한다고 해서 오붓하게 캠핑하기는 물건너간 것 같고.... 해서 대구에서 거리가 만만한 소백산 삼가야영장으로 금요일 밤 12시 반에 출발했습니다.....(이그... 출장이 하루 더 연장될 것을 생각 못해서... 신발도 구두에다가 갈아신을 양말 한켤레도 없고... 숟가락 젓가락도 없는 상태였으니... 약간 미쳤지요....ㅎㅎㅎ)

아무튼 정말 오랜만에(행보기님은 결혼하고 첨이라지요? 아마...) 홀애비모드로 궁상캠핑을 하기로 한 버들님하고 행보기님은 수원서 출발하여 소백산 삼가야영장에 금요일 밤 12시 30분쯤 도착을 하고... 저는 대구에서 말(?)을 달려 1시간 반만인 새벽 2시에 소백산에서 랑데뷰 성공하였습니다....

뭐 홀애비들 궁상캠핑이라 사진 찍은 게 별로 없어서....
참 아래 사진은 출장이 하루 연장되는 바람에 목요일 밤에 밤새고... 낮에 낮잠이나 자려고 팔공산 올라갔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대구 팔공산도 단풍이 한창이더군요.... 대구 사람들은 좋겠습니다.... 바로 지척에 이런 좋은 산이 있어서....

팔공산 하늘이 참 멋있습니다.

토요일 아침모습입니다. 아무튼 토요일 새벽 2시에 도착하여 차에 싣고 다니던 라운지와 화목난로를 세팅하고... 홀애비들 세명이 동틀무렵까지 주거니받거니 한 것 같습니다....
정말 재미없더군요....ㅋㅋㅋ

담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정말 경치가 좋더군요.... 여기도 단풍이 한참입니다.

제 라운지에 행보기님 타프에 버들님네 가재도구(?)... 아무튼 십시일반하여 사이트를 구축해놓았습니다. 단풍나무에 둘러쌓인 사이트가 멋있지요?

화장실, 샤워장, 취사장, 매점이 모두 한 건물에 있습니다. 시설이 정말 잘 되어있습니다. 다만 동계에는 화장실,식수대는 동파때문에 폐쇄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외부에 간이화장실하고... 매표소에서 식수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야영장 옆에 흐르는 특급수를 이용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동계캠핑을 하기에는...... 이유는 좀 있다가 말씀 드리겠습니다...^^;

소백산도 만만한 산이 아닙니다. 소백산 자락의 단풍든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네요.

요렇게 사이트를 구축했습니다. 단풍 구경은 실컷하고 있네요...ㅎㅎ

울긋불긋한 모습이 예쁩니다.

요번에 첨으로 화목난로를 라운지에 넣어봤습니다. 아직 연통 통로를 만들어놓지를 않아서 대충 라운지 사이를 빨래집게로 벌려서 설치했습니다.(귀차니즘 땜시...^^;)

야영장을 가로지르는 자그마한 개울도 만들어놓았더군요. 버들이나 행보기... 둘 다 "술잔 띄우기 딱이네"하더이다....
그런데 요 개울이 야영장에 라운지를 칠 공간을 좀 애매하게 만들어놓은 단점도 있습니다.

사이트 전경입니다. 저기 골짜기로 왕복 1시간 거리에 비로사가 있습니다.

남자들만 있다고 굶어죽을 수는 없지요.... 부지런한 두 홀애비들이 아침밥을 짓고 있습니다.... 저는 감시했습니다...ㅎㅎㅎ

저하고 행보기는 라운지에서.... 버들은 제가 코를 곤다는 말도 안되는 핑게를 대고... 밖에서 노숙했습니다...^^

화목난로를 요렇게 설치했습니다..... 정말 가관입니다...ㅎㅎㅎ 빨래집게로 대충....

이런.... 아침부터 라면이네요....ㅠㅠ
내 쫒아올때부터 느낌이 안좋더라니....

그래도 아침식사후에 떨어지는 은행잎과 커피 한 잔.... 정말 좋더군요...^^

결혼하고 첨으로 혼자서 밖에 나와봤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무지 좋아하네요....
난 정말 별로였는데....ㅋㅋㅋ

제 표정을 보세요.... 사랑하는 처자식을 놔두고 홀애비모드로 캠핑온 게 얼마나 처량한지를....
울 자기야... 나 정말 재미없었다고... 왜 안믿어...^^;

하루밤새에 은행잎이 샛노래졌습니다.

버들도 사랑하는 처자식을 내꼰져두고 캠핑와서는 뭐가 그리 좋은지 모르겠습니다...ㅎㅎ

버들하고 저는 아침먹고 한잠자고... 부지런한 행보기는 비로사로 소풍갔다 온다고 산책나갔네요.

토요일 하루도 쏜살같이 지나고 벌써 해가 서산에 걸려있습니다. 이곳은 5시면 해가 집니다.

야영장 주변은 사과밭이 군데군데 있습니다. 사과도 싸게 팔더군요. 바로 그날 수확한 것을....

다시 한 번 야영장 전경입니다.

소백산 자락 전경입니다.

야영장 들어오는 길입니다.

야영장에 이렇게 선홍색을 띈 예쁜 단풍나무가 있네요.

생각지도 않게 단풍에 취해있게 되었습니다.

행보기님... 너무 좋아하더군요.... 나는 가슴이 찢어지는데....ㅎㅎㅎ

야영장 상단에 있는 계단식(?) 야영장입니다.

비로사, 비로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입니다.

비로사에 산책 갔다온 행보기에 따르면 올라가는 길이 한쪽은 낙엽송, 한쪽은 단풍나무로 멋있다고 하네요.

야영장 바로 옆으로 흐르는 계곡입니다. 물이 정말 맑더군요.... 겨울에 식수로 사용해도 좋겠습니다.

마찬가지로 계곡 전경입니다.

다른 각도에서 본 사이트 전경입니다.

밤이 되어 또다시 불장난을 합니다..... 버들은 꼭 저렇게 타지도 않는 무식한 나무등걸이를 화로대에 넣습니다....
끝까지 태워보지도 못하면서...ㅎㅎㅎ

낮에 단풍산행 등산객들로 어수선한 감이 없지는 않았습니다만.... 지금은 이 넓은 야영장에 우리밖에 없습니다.

오붓한 풍경이지요....
저는 좀 시쳇말로 겁대XX 상실한 넘이라서... 혼자라도 아무도 없는 야영장이 너무 좋습니다...ㅎㅎㅎ

밤이 되자 온도가 급속히 떨어져서 라운지 안으로 기어들어갔습니다.... 이제는 밖에서 모닥불 쬐기도 춥네요....

요렇게 화목난로에 목살도 구어먹고.... 홀애비 신세를 한탄하며 밤을 지샜습니다....^^;

새벽부터 천둥번개가 치면서 비가 억수로 쏟아지더군요....아침에 본 구름속의 소백산 모습입니다.

그래도 바닥이 마사토라서 그 많은 비에도 물이 고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헌데 비가 그치니.... 돌풍이 몰아칩니다.... 여기 소백산 삼가야영장에 불어닥치는 돌풍은 방향이 따로 없더군요.....
갑자기 쏴아하고 몰아치고... 잠잠하다고... 또 갑자기 기습공격을 합니다....
사각타프는 무리라고 생각해서 아예 네 구퉁이 줄을 풀어서 돌풍에 사각타프를 말리고 있습니다. 펄럭펄럭....^^;

집에 갈 시간이 되어 라운지도 철수를 하고....

짐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클릭해서 보세요. 간만에 파노라마 사진 한 번 찍어봤습니다.

아무튼 2박3일간... 홀애비 캠핑을 무사히 마치고 귀가했습니다.... 오는 길에 고속도로는 원주부터 꽉꽉 막혔지만.... 여느때처럼 국도로 비교적 안막히는 길로 돌아왔습니다.

하여간 울 망구라가 '그래 처자식 떼놓고 캠핑가니 재미있드나?" 자꾸 물어보던데.... 저는 정말 재미 하나도 없었습니다.....^^;
둥지... 정말이라니까?

참 소백산 삼가야영장은 다녀와보니... 정말 좋은 곳이더군요.... 주변에 부석사 등 구경할 곳도 많고, 온천도 있고... 인삼, 사과 같은 특산물도 많이 있고 겨울에는 어디보다도 눈꽃이 정말 환상적인 곳이라고 합니다.
정말로 좋은데......
겨울 캠핑하기에는 좀.....
여기 매점 사장님이 작년 겨울에 야영장 한 끝에서 다른 끝으로 한 번에 붕 날아간 라운지 얘기를 하시더군요....
그만큼 겨울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라운지 뽀사먹기는 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직접 바람 맞아보니....